우주에서는 ‘걷는다’는 개념조차 지구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지구의 중력 아래에서는 두 발로 지면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 자연스럽지만, 무중력 상태에서는 이동 자체가 물리적으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죠. 이 글에서는 무중력 환경에서의 이동 방식, 실제 우주비행사의 움직임, 그리고 우리가 상상하는 ‘걷는 느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무중력 상태,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
지구에서는 걷기 위해 중력의 도움을 받습니다. 몸을 지탱하고, 중심을 유지하고, 추진력을 만들어주는 게 바로 중력이죠. 하지만 무중력 상태에서는 발이 지면에 닿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보행이 불가능합니다. 우주비행사들은 ‘걸음’ 대신 벽이나 손잡이를 이용해 이동합니다.
우주선 안에서의 실제 움직임
국제우주정거장(ISS) 내부에서는 비행사들이 손으로 기기를 잡고, 팔의 힘으로 몸을 밀면서 이동합니다. 이를 ‘푸시 플로트(push-float)’라고 하는데, 한 지점을 밀면 몸이 천천히 다른 쪽으로 떠오르듯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무중력에서의 걷는 감각은 어떤가?
우리가 익숙한 발바닥의 압력, 무릎 관절의 반동, 몸의 무게감은 전부 사라집니다. 따라서 무중력에서 ‘걷는 느낌’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으며, 그 대신 부유하면서 방향을 바꾸는 감각, 몸이 천천히 회전하거나 미끄러지는 듯한 느낌이 더 가깝습니다.
우주복을 입으면 움직임은 더 제한된다
우주선 밖에서 활동할 때는 두꺼운 우주복을 입어야 하는데, 이 복장은 몸의 움직임을 더욱 제한합니다. 무게는 지구 기준 120kg에 달하지만, 무중력 상태에선 무게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관절의 움직임은 딱딱하고 둔해지기 때문에, 한 걸음 한 걸음이 굉장히 느리고 조심스럽습니다.
중력이 없다는 건, 균형을 잡기 어렵다는 뜻
걷기에는 단순한 다리 움직임 외에도 ‘균형’이 필수입니다. 무중력에서는 중심을 잡기 어렵기 때문에, 몸이 쉽게 회전하거나 쏠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주비행사들은 이동할 때도 항상 두 손으로 고정 장치를 붙잡고, 천천히 방향을 바꾸며 움직입니다.
지구로 돌아왔을 때의 ‘걷는 법 복습’
우주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돌아온 비행사들은 처음 며칠 동안 걷는 데 큰 불편함을 겪습니다. 근육이 약해져 있고, 중력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이를 위해 비행 전후로 꾸준한 재활 운동과 근육 유지 프로그램이 필수입니다.
마무리하며 – 걷는 것조차 연습해야 하는 우주
지구에서는 너무나 당연했던 ‘걷기’라는 동작이, 우주에선 훈련과 적응이 필요한 복잡한 기술이 됩니다. 이 단순한 차이를 통해 우리는 중력이 인간의 일상에 얼마나 깊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실감하게 되죠. 그만큼 우주는 우리에게 또 다른 감각과 기준을 요구하는, 진짜 새로운 세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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